“세계는 새로운 소음을 만들어 낸 사람들 주위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 사람들 주위를 돌고 있다. 세계는 소리 없이 돌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작품은 바로 영화 <엘리멘탈>인데요! 픽사의 2023년 신작으로 디즈니⋅픽사의 첫 한국계 감독 피터 손이 연출을 맡아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영화 <엘리멘탈>을 통해서는 어떻게 니체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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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뉴스레터는 영화 <엘리멘탈>의 스포일러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니체는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자신의 삶을 새롭게 인식하고, 창조적으로 살아가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하루에 지쳐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합니다. 또, 가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정해진 목표를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 나가기도 하죠. 무한히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삶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영화 <엘리멘탈>의 주인공 “앰버”는 엘리멘트 시티에 거주하고 있는 4가지 원소 중 하나인 ‘불’로 원래의 고향을 떠나 새로운 도시에 정착하게 된 이민자 2세대입니다. “앰버”는 불 원소들의 마을, ‘파이어타운’에 정착하여 언젠가 아버지의 가게를 물려받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갑니다. 하지만 인생이 언제나 그렇듯, 절대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물 원소의 “웨이드”와 엘리멘트 시티를 위협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휘말리게 됩니다.
서로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 두 캐릭터는 사사건건 부딪치게 됩니다. “앰버”는 아버지의 가게를 물려받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목표로 세우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요. “웨이드”와 함께 파이어 시티에 닥칠 홍수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신의 재능과 관심사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앰버”는 결국 자신의 진심을 확인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선택을 하게 되죠.
그렇다면, 과연 “앰버”가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신의 선택으로 삶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분명 “앰버”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대에 걸맞은 자격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스스로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나’의 모습은 과거의 내가 내린 수많은 선택이 만든 결과입니다. 미래의 ‘나’ 역시 마찬가지죠. 순간이 가진 가치를 발견하고 오늘이 모여 만들어진 내일의 의미를 기억할 때, 우리는 이때까지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