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계는 힘에의 의지다. 그 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너희 역시 힘에의 의지다. 그 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두 번째로 다뤄볼 작품은 바로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입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2017년 작품인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인간과 리플리컨트가 혼재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리플리컨트'라고 불리는 인간형 로봇인 안드로이드가 등장합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순종적이지 않은 구모델 리플리컨트를 수색하고 제거하여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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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리플리컨트,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과연 '인간성'이란 무엇일까요? 영화의 다양한 등장인물 중, ‘K’ 와 ‘아나 스텔린 박사’를 통해 생각해 봅시다.

‘K’는 대표적인 ‘블레이드 러너’ 입니다. 구모델의 반란 이후 제작된 ‘순종적인’ 신모델로, 인간과 리플리컨트가 함께 살아가는 2049년의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나 스텔린 박사’는 어떨까요? 자신의 이름을 딴 스텔린 연구소의 무균실에 거주하며 리플리컨트의 기억을 납품하는 기억 설계자입니다. 리플리컨트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추억할 만한 정교한 가짜 기억을 만들며, 노예로 태어나 힘든 삶을 살아가는 리플리컨트들에게 강한 연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K와 아나 스텔린 박사의 대화 중 “그들이 잠시나마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K와 아나 스텔린 박사의 대화 중 “그들이 잠시나마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K’와 ‘아나 스텔린 박사’는 어린 시절에 대한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무리에게 아끼는 말 조각 장난감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도망쳐 용광로 입구에 숨겨두었던 일이 있었죠. ‘K’는 자신이 추적한 구모델의 죽음과 함께 밝혀진 리플리컨트에 대한 진실을 쫓던 중, 자신이 바로 리플리컨트 사이에서 태어난 ‘그’ 아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고 박사를 찾아가게 됩니다.

결국, K의 기억은 박사가 겪은 실제 기억을 복제한 ‘가짜 기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K는 좌절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일까요? 또, ‘인간성’이란 무엇일까요? ‘K’는 인간이 아니지만 인간다운 선택을 합니다. 또, 영화에는 인간임에도 인간성을 잃어버린 많은 사람이 등장하죠.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태어났느냐?’가 아닌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질문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다운 삶에 가까워지는 길이 아닐까요?

니체는 ‘영원회귀’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이 지닌 ‘의지의 힘’에 대한 양면성을 지적했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힘을 발휘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동시에, 바로 이러한 의지의 힘 때문에 과거에 이미 일어난 일들이 되풀이된다고 생각한 것이죠. 방향성에 대한 자각 없이 이루어진 끊임없는 문명 발전의 종착지가 어떠할지를, 우리는 수많은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접해왔습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역시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목적을 상실한 채 내달리는 기술의 발전이 끝내는 어떻게 인간을 파멸시키는지를 보여줍니다.